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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처럼 생긴 피아노책 앨범 2023. 3. 21. 10:27
2021. 10. 27. 17:55
알렉상드르 타로 먹는 것, 우정은 먹는 일이다. 나를 텔레비전과 영화 스크린으로 보거나, 혹은 2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걸 너무 자주 본 친구들은 자신들이 버림받았다고 느꼈다. 나는 오직 그들만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들은 내가 죽도록 자신들을 생각했다는 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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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행동을 하는 인간은 즉각 사회에서 내쫓기지만, 피아니스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음산한 특권이다. 사람들은 미친 피아니스트를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피아니스트는 피폐해진 예술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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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라는 곳이면 어디서건 연주했다. 음악보다는 작은 케이크에 더 관심을 보이는 부유한 노인들의 화단 앞에서도 연주했다. 병원, 박물관, 아파트, 예술가의 아틀리에, 지하 저장고에서도. 끔찍이도 멸시했던 어느 공화국 대통령의 아내를 위해서도. 거만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레진스에서는 쇼팽을 연주했다. 그곳 주인은 성공하려면 머리를 흰색에 가까운 금발로 물들이라고 조언했다. (…) 나는 아직도 그 혼란스런 데뷔 시절의 프로그램을, 시간이 흘러 노랗게 변하고 내 이름이 벗겨져 나간 종이를 간직하고 있다. 타로Tarod, 타랑Tharand, 타로Taraud, 나는 여전히 나 자신에게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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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언제나 연습하는 직업이다. 그들의 단순함과 집요함에 대해 생각한다. 공연, 녹음, 인터뷰 등등 온갖 복잡한 과정 속에서도 피아니스트들은 연습과 고독이라는 순환고리 안에 머문다.
알렉상드르 타로는 기억력에 의존하지 않고 페이지터너와 함께 악보를 보도록 공연 방식을 바꾼다. 피아니스트가 공연중 곡을 잊고 멈춰 서는 굴욕적인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악보를 다시 보기로 결정한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도 피아노와 무대를 최우선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떤 순간에는 내려 놓아야 자유로워진다는 것도. 피아니스트의 징크스와 집착들, 그와 대조되는 놀랄 만큼 현실적인 고백과 욕망을 엿들었다. 문장을 쓰는 걸 즐거워하고, 더 인상적으로 꾸며내려 하는 면모가 있었다. 거짓말과 닮은 은유들이 그걸 보여준다.
다른 이의 말을 빌려 피아노를 관에 비유하는 문장이 있었다. 책을 덮고 보니 피아노는 정말 관을 닮은 악기다.'책 앨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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