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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별에서 일하는 틈틈히 시집을 읽었다. 김혜순 선생님의 시집은 다 읽은 줄 알았는데. 도서관에서 발견했다. 젊고 오래된 사람을 보는 이 기분.
물음의 눈물. 눈물의 홍수. 물음의 무릎. 무릎을 당겨, 물음. 돌아누워, 물음. 좋아, 물음. 개같이 짖어 봐, 물음. 물음, 입 벌려. 물음의 침. 침의 홍수. 물음, 무릎을 조심하라니까. 물음을 물어뜯는 물음. 잠자지 마, 물음. 노래해, 물음. 바람처럼 흩날려, 물음. 쉼표, 이리 들어와. 물음을 막아 서. 나가지 못하게 하란 말야, 쉼표. 물음, 물음, 제자리. 노래하는 물음. 마침표를 버린 물음. 물음만 남아서 외로운 물음. 꼬리로 만들어진 물음. 비 맞고 꼬리를 세우던 물음. 흩날리며 입술을 깨물던 그 불쌍한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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