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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스미스―자유낙하휴관 많음 2023. 3. 20. 20:00
https://sema.seoul.go.kr/ 태피스트리 작품이 근사했다. 사진에는 없다. 베이비드로잉 기법처럼 칠한 선들 키키 스미스가 나체로 웅크리고 떨어지는 듯한 〈자유 낙하〉 그리고 장기를 라디에이터처럼 구불구불 늘어뜨린 작품이 있었다. 겨울을 준비하는 토끼 귀여운 작품들에 애착이 들었다. 쉬웠다. 내 작품도 아닌데. 보면서 나의 일부를 상정하니 애착으로 이어졌다. 키키 스미스는 원래 작품에서 자신의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고 한다. 하지만 중기 이후 바뀌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사람의 영향을 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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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연필들의 박물관휴관 많음 2023. 3. 19. 22:00
2022. 1. 28. 19:51 호기심에 방문해 보았던 연필뮤지엄. 박물관 이름이 연필인 게 아니라 정말로 연필 전시였다. 입장료가 있다. 동해주민은 3500원, 아니라면 5000원. 연필 브랜드의 역사 등을 설명하는 팻말이 있었다. 많은 연필들에 비해 설명이 적었다. 한정판 연필이나, 어떤 행사에서만 나눠준 듯한 특별한 연필들이 많아 보였다. 연필들의 역사와 비화를 알고 싶었다. 연필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그냥 연필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소개하는지도 중요해 보였는데 판매 시기나 특징에 따라 섹션을 나눈다든지 하는 성의는 없었다. https://www.pencilmuseum.co.kr/ "우정이란 짜장면을 먹고 나서 깨끗한 손수건을 건네줄 수 있는 마음! 그리고는 태연하게 말하지 지금도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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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휴관 많음 2023. 3. 18. 22:00
2021. 12. 6. 17:10 여름에 얼리버드로 예매했던 요시고 사진전을 뒤늦게 다녀왔다. 요시고 작가는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해변이나 수영장 사진으로 유명하다. 나는 그 작품의 작은 구석을 찍었다. 손가락 두 마디만한 사람들 모습이 케이크 위의 설탕과자 같았다. 한 순간 영원한 군중으로 찍혀 있는 이들 중에서 내가 끌리는 단 한 사람의 독특한 표정과 동작을 발견하고 응시했다. 햇빛으로 눈을 찌푸린 사람, 뒤에서 누군가를 불편한 듯 응시하는 사람. 밝고 따스한 분위기의 사진인데도 꼼꼼하게 찾아보면 웃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전시의 공간인 그라운드 시소가 좋았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은 작품을 촬영한 각 여행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되어 있다.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스타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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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er, 3:45am휴관 많음 2023. 3. 17. 17:18
2021. 12. 5. 19:31 언니를 꼬시기 위해서 예매한 전시. 코드 쿤스트, 페기 구 등 언니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음악이 더 크고 울렸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공간마다 다른 음악이 주인공이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이어폰을 끼기엔 멀미가 조금 났다. 처음에 나는 추상적인 뮤직비디오를 찍는 스튜디오에 들어간 것 같았고, 그 다음에는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이 눈을 감고 자신만의 환상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동안 그 환상에 영향을 끼치려는 움직임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https://www.lottemuseum.com/ 전시장 입구에 굿즈샵이랑 같이 겟썸카페가 있는데, 커피 맛있었다. 언니는 재밌었다고 했다. 끝나고 나서는 도나니탕을 먹었다. 석촌호수를 걸으며 소리 지르는 오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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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달튼 브라운 : 빛이 머무는 자리휴관 많음 2023. 3. 16. 22:00
2021. 12. 5. 18:47 사람이 없는 프레임 속에서도 나는 계속 사람의 정취를 느끼려 했다. 이렇게 평화로운 그림을 난 아주 복잡하게 받아들이길 원했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커다란 그림을 그리기 전에 구상 차원에서 작은 그림을 먼저 그리거나, 커다란 그림을 그린 후에 작은 그림을 그려 제목 앞에 '나만의'를 붙여 소중히 간직하거나 하였는데 이런 부분들이 뭐라 할 수 없이 소중했다. 그가 좋아하는 투명한 커튼과 청아한 바다, 흔들거리는 나뭇가지를 프레임 안에 대충 던져 넣은 그림들이 있었다. 부러웠다. 마음 속에 저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가 꺼내서 종이 위에 집어 던질 수 있다니. http://www.myartmuse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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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충현 개인전 : 그늘 Shade휴관 많음 2023. 3. 15. 21:23
2021. 10. 27. 14:48 노충현 작가의 그림은 맞은편 서점에 전시한 까지 총 13점이 있었다. 전시 작품 리스트. 작품명을 보면 그림과 그 속의 사람, 꽃, 공기의 색이 떠오른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글, 혹은 전시 도록에 있는 글이 좋다. 작품에 대한 사유과 고민이 구체적이고 자세해서 감동적이다. 작품 앞에 서서 '이렇게 깊이 생각해서 그렸구나' 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다. 일련의 그림들에서 그 배경이 되었던 모래내(홍제천) 근처에 살았던 적이 있다. 언니한테도 그곳은 익숙하다. 자전거를 타고 자주 갔던. 어떤 날에는 지쳐서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달려서 돌아오는 길이 막막했다고 한다. 단순히 여가라고 하기엔 생각이 많았던 산책을 떠올린다. 화가에게는 까다로운 대상이 있다고 본다. 내게..